잊혀진 책들의 묘지

소설의 마지막 문장

   . 2010. 8. 20. 20:12
내가 좋아하는 소설의 마지막 문장들을 골라 모아봤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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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사랑해야한다. -에밀아자르(로맹가리), 자기앞의 생.

문학동네에서 나온 불어완역본보다 어찌된 셈인지 청목에서 나온 영어중역본의 번역이 더 생동감있게 느껴지는 데(워낙 좋아하는 책이라 문학동네,문예,청목 세출판사 본으로 가지고 있지.) 그것을 옮겨오자면 이렇다.
 
"사랑이 무엇인가를 깨닫지 못한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법이다. 사랑해야 한다."


해안이 빌수록 내겐 항상 더욱 가득한 것 같다. 물개들은 바위 위에서 입을 다물고 있고, 나는 미소 지으며 눈을 감고 가만히 있는다. 그러고는 그들 중에 한 마리가 가만가만 내게 다가오는 것을, 갑자기 내 뺨 혹은 어깨 사이에 그 다정한 콧마루가 느껴지는 것을 상상해본다…… 나는 살아냈다. ─로맹 가리, 「새벽의 약속」



나는 들소와 천사들, 오래가는 그림물감의 비밀, 예언적인 소네트, 그리고 예술이라는 피난처를 생각한다. 그리고 이것이 너와 내가 나눌 수 있는 단 하나의 불멸성이란다, 나의 롤리타.
- 나보코프, '롤리타'



그러니, 윌리야.
너와 나는 사람들의 상처를 다독거려 주는 사람이 되자.
특히 피리 부는 사람들을!
그들이 우리에게 피리를 불어 쥐를 쫒아 주겠다고 하든 안하든
우리가 약속한 것이 있다면, 그 약속을 꼭 지키자.  - 로버트 브라우닝. 하멜른의 피리부는 사나이.(이 책의 최고의 장점은 케이트 그리너웨이의 그림이란다! 난 그림책을 좋아하거든.)



나는 심한 부끄러움을 느꼈다.  - 김승옥. 무진기행.



"짹짹?"    -커트 보네거트,  5 도살장. (읽어보면 이 짧은 단어가 얼마나 큰 울림을 지니고 있는지 알 수 있단다)



사랑하는 발렌틴, 그런 일은 결코 없을 거에요. 이 꿈은 짧지만 행복하니까요." -마누엘 푸익. 거미여인의 키스




"설렁탕을 사다 놓았는데 왜 먹지를 못하니, 왜 먹지를 못하니.....괴상하게도 오늘은 운수가 좋더니만......" -현진건. 운수좋은 날.